책고래 블로그
저 청소일 하는데요? / 김예지 본문
조금 다르게 살아보니
생각보다 행복합니다
독립서점에서 보고 읽어보고 싶었는데 밀리의 서재에 나와서 냉큼 다운받아 읽었다.
제목에 나와있듯이 청소일을 하는 사람의 이야기다! 조금 특이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건, 저자가 젊은 여성이라는 것. 보통 청소일을 생각하면 50~60대 여사님들을 떠올리기 쉬우니까...
책을 읽으면서 싱가폴에서 일하던 시절 생각이 참 많이 났다. 싱가폴에서 나는 패션 기업에서 좋게 말해 세일즈 업무, 쉽게 말해 신발 판매 일을 했다.그러니까 내가 한 일은 패션이 아닌 리테일에 더 가까운 일이었다.
내가 싱가폴에 갔던 이유는 순전히 경험 때문이었다. 과연 내가 외국에서 영어로 일할 수 있을까하는 호기심 반 도전 정신 반 그리고 이 때 아니면 또 언제 이런 일을 해보겠어 하는 패기! 그리고 영어 면접과 나름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학교 대표로 인턴으로 선발되어 간 것이다.
이렇게 구구절절 포장하여 설명하는 걸 보니 벌써부터 싱가폴에서 내가 한 일에 자긍심이 전혀 부끄러울 것도 아니고 불법도 아니며 이상할 것 하나 없고, 고작 3개월동안 일했지만 나는 그 때 자존감이 굉장히 많이 떨어졌었다.
위아래로 까만 유니폼을 입고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게 싫어서 그 더운 나라에서 흰 여름가디건을 걸치고 다녔다! 3개월 내내 그랬다. 일 자체는 재밌었고 사람들도 좋았고, 외국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게 뿌듯하기도 했지만, 왠지 모르게 자존감이 떨어졌다.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비교 때문이었던 것 같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나오는 것 같은 패셔너블하고 멋진 본사 직원들과 나를 비교했고, 화려하게 꾸미고 관광 온 한국 사람들과 외국인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나를 비교했다. 첫 달에는 특히 심했는데, 한국 사람들 만나면 괜히 변명하고 싶었다. 나는 그냥 일하는게 아니라, 경험을 위해 도전하고 있는 학생이라고.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목적을 상기시켰다. 나는 외국에서 내 능력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지 경험해보기 위해서 왔고, 실제로 잘 하고 있으며, 이 곳에서의 하루하루는 굉장히 소중하고 의미있다고.
- 저자
- 김예지
- 출판
- 21세기북스
- 출판일
- 2019.02.07
저자도 같은 고민을 한다.
청소일은 돈도 잘 벌고, 낮 시간을 활용할 수 있고, 엄마랑 같이 일해서 좋고 좋은 점이 무진장 많은데! 타인의 시선 때문에, 꿈이 아니었던 직업이라는 이유 때문에 고민한다.
저자는 타인의 시선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청소일을 하는 이유에 대해, 청소일을 하면 좋은 점, 그리고 청소일을 통해 이렇게 책도 쓰고 스스로 브랜드가 되었다.

책을 내내 싱가폴에서의 내 생각이 정말 많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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