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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고래 블로그
내가 같은 책을 두 번 이상 읽은 확률은? 두고두고 읽어야 할 내용인가? 이 책 때문에 다른 책을 읽을 시간을 빼앗기는 게 아닌가? 책을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특별하게 느껴져서 더 에너지를 쏟고 있는 건 아닌가? 사실은 그만큼 가치있는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ex) 집에 있다는 이유로 같은 소설책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은 적이 있다. 위저드 베이커리와 마법노트. 어학책들. 한때 열심히 공부했지만 온전히 내 것이 되었는가? 최소한 공부가 끝난 이후 다시 한번 꺼내볼 가능성이 있는가? 없다면, 소유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휘발될 정보들은 디지털에 아카이빙 해두고, 최소한 어디에 저장해두었는지 기억해서 다음에 꺼내볼 수 있게 하자. 귀찮지만 다 올려버리기. 집순이 벗어나기 세상이 집이다. 빌리는 것!..
요즘 나는 굉장히 사치스러운 삶을 사는 중이다. 돈을 낭비한다는 뜻이 아니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데, 쓸데없는 공부를 한다. 프랑스어 공부하는 것도 사실 쓸데가 없다. 그냥 하는건데 누가 왜 하냐고 물어보면 프랑스 여행가서 써먹으려고 한다.. 라고 하지만 가면 왠지 영어를 쓸 것 같다. 그냥 어릴 때부터 하고싶었던 거라 하는데 하면서도 시간 낭비인가 싶어서 내가 이걸 하는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 효용을 따지자면 무에 가까운 일을 하고 있다. 한편, 갑자기 세계사, 세계지리 공부하고 싶어서 EBS 수능책 사서 강의를 들었다. 진짜 쓸데없는데 왜 하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재밌어서 한다. 문이과 결정할 때도 이과공부는 취미로 못할 것 같아서 이과를 선택했다. 문과공부는 취미로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지금..
미니멀리즘을 결심하게 된 것은 지극히 물리적인 이유 때문이다. 룸메이트와 공유하는 열 평이 채 안 되는 기숙사 방에 수용할 수 있는 물건의 개수는 그야말로, 미니멀했다. 그러니까 굳이 따지자면 나의 미니멀리즘은 자의보다는 타의에 의한 ‘결심’이다. 내가 좀더 넓은 집에 살았더라면 미니멀리즘을 고려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방에 있는 물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중 하나는 책이었다. 두 칸짜리 기본 책장에는 일찍이 책이 넘쳤다. 책을 좀 줄여보고자 다시는 읽지 않을 것 같은 책, 다 읽은 소설책, 두 권이 있는 책을 골라 팀원들에게 나눔한 적도 있다. 책장에서 흘러넘쳐 책상 위 산을 이루고 있던 책더미가 눈에 거슬릴 무렵, 누군가 버려둔 4칸짜리 책꽂이를 발견했다. 출근이 늦어지는 것을 감수하고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