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분류 전체보기 (35)
책고래 블로그
구병모 작가님은 부터 좋아한 작가님이다! 판타지 요소가 섞인 소설을 많이 쓰시는데 아주 흡입력 있고 내용도 좋아서 벌써 여러권 격파했다. 라는 소설도 내용 더 읽어볼 것도 없이 작가님 이름만 보고 고른 책이다. 곤, 당신 이름 있잖아요. 그거 할아버지 아니고 강하가 지어준 거래요. 그렇게 부르기도 기억하기도 쉬운 단 한 글자 뿐인 이름을, 막상 자기가 붙여놓고 부르지도 못했대요. 그 무렵 강하는 [장자]를 어린이용 다이제스트 판으로 엮은 학급문고 도서를 읽고 있었대요. 장자의 첫 장에는 이런 얘기가 있거든요. 북쪽 바다에 사는 커다란 물고기, 그 크기는 몇천 리나 되는지 알 수 없는데 그 이름을 곤이라고 한다...... 강하는 당신의 아가미를 제일 먼저 발견한 사람으로서 이거야말로 이 아이한테 가장 어울..

13 그 매번 하는 ‘피구’가 공을 들고 상대 팀을 맞춰서 다 죽여야 끝나는 스포츠라는 것까지도. 23 약속할 때의 마음은 거짓이 없지만, 그 마음의 지속 기간은 아주 짧다는 것을 몇 번 24 제때 큰 화분으로 옮겨야만 하는 것처럼 이사는 온 가족이 화분을 옮겨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34 어떤 이유에서든 전학 첫날부터 먼지가 되어 흩어질 뻔한 자신의 존재를 인식해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37 이제껏 관계에서 항상 우위를 차지해온 아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자신감이었다. 여유의 냄새만큼 사람을 굴복시키기 좋은 것도 없다. 39 나이가 들수록 상상력이 빈약해져 예상과 다른 것들에 한없이 취약해진다. 59 아이들이 내뱉은 말은 말이 아니라 거슬리는 것들은 마구 뭉개버리는 망치질에 가까웠다. 86 피..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박상영 에세이COUPANGwww.coupang.com 소설가의 에세이를 읽을 때는 무언가 더 두근두근하다. 소설 속 한 세계를 만들어낸 사람의 일상은 어떨까 기대가 된다. 오늘 전자도서관을 뒤적이다가 맞닥들인 이 책 는 제목과 함께 다이어트 에세이라는 소개글이 마음에 들어서 골랐다. 책을 하루만에 다 읽는 경우는 드문데, 이 책이 거기에 들었다. 그만큼 필력이 좋고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재밌었다! 이 글을 적으며 다이어트 에세이라는 소개말이 개뻥이었네 생각이 들다가, 참말임을 깨달았다. 어디에도 다이어트 ‘성공’ 에세이라는 말은 없기 때문에. 첫번째 공감 포인트. 회사 가기를 죽어라 싫어하는 모습. 1장부터 나오는 회사 혐오에 대한 묘사는 직장인인 나에게 너무나 공감이 되었다. ..
시작 p.7 평균 연령 20세가량의 빌라 골목이다. 엊그제 막 신축이 끝나 건축 자재와 도배장판 냄새가 나며 카드키를 댈 때마다 LED 센서가 발광하는 빌라 옆으로, 마당에는 감나무가 서 있고 장마철이면 때때로 물이 차는 반지하방마다 서로 모르는 이들이 세 들어 사는, 40년 가까운 2층 주택이 나란히 자리한 식이다. p.157 아무리 약품을 집중 분사해도 직물과 분리되지 않는 오염이 생기게 마련이듯이, 사람은 누구나 인생의 어느 순간에 이르면 제거도 수정도 불가능한 한 점의 얼룩을 살아내야만 한다. 부주의하게 놓아둔 바람에 팽창과 수축을 거쳐 변형된 가죽처럼, 복원 불가능한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여야 한다. p.170 은결에게 선을 긋는 시호 그러나 사람은 듣고 싶은 말만 들으면서 살아갈 수 없다. 대개..
98 "피디님은 진짜 많은 사람들 만나왔으니까 아실 거 같아서 물어보는 건데요. 인터뷰하는 거 어떠세요? 저는 제가 외향적이고 사람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사람 만나는 게 왜 이렇게 점점 어려워지는 건지 모르겠어요. 특히 인터뷰할 때요. 처음부터 친한 척 하는 것도 웃기고, 정색하자는 분위기 딱딱해지고. 대인기피증 생길 지경이에요." 그랬더니 그 피디님이 대뜸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닌가. "임주리 씨, 크게 되겠네." 그리고 덧붙였다. 그렇게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사람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라고. 인간에게 애정이 없다면 그런 고민을 아예 하지 않을 거란 말이었다. 만나는 사람에게 애정을 가질 더 노력해보고, 부딪치기를 두려워 말라는 따뜻한 위로를 받으니 마음이 놓였다. 먼저 다가가는 건 창피한 일이..

p.273 하버드 도서관, 새벽 4시 내가 1학년일 때 승규 오빠가 찍은 한 장의 사진이 인터넷에서 큰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그것은 '하버드 도서관, 새벽 4시'라는 제목의 사진이었다. 이 사진은 실제로 승규 오빠가 기말고사 기간이었던 어느 날 새벽 4시에 촬영한 것이었다. 사진 속에서 도서관은 몇 개의 빈 자리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만석이다. 학생들은 저마다 노트북을 켜 놓고 페이퍼를 작성하거나 두꺼운 참고 도서를 읽느라 여념이 없다. 가슴에 책을 안고 지쳐 잠이 든 학생과 참다 참다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꺾고 곯아떨어진 학생을 제외한다면 도서관은 새벽 4시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열기를 내뿜고 있다. 1학년 때, 내가 기숙사 방에서 눈을 비비고 살을 꼬집어가며 새벽까지 공부를 하고 있..
그리고 그 상상이 탁월한 성과를 가져오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한다. 상상은 돈도 안 들고 언제 어디서나 실천할 수 있다. 이것은 단지 긍정적 사고의차원이 아니다. 머릿속에 완전한 한 편의 영화를 만들어내고, 처음부터 끝까지 상세하게 내용을 설정하고, 반복해서 재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단 한 번, 또는 가끔씩 한다고 해서 효과를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재가 될 때까지 매일 시간을 내어 실천해야 한다. 개념상으로는 매우 간단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매일 시간을 내서 실행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복리의 힘 이것은 당신이 열심히 일해야만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레버리지 방식이 아니다. 복리 효과 때문에 어떤 일을 더 오래 할수록 실제로 일을 덜 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부동산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82년생 김지영을 읽기 전에, 이 책을 읽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김지영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슬펐고, 무서웠다. 그래도 이 책을 먼저 읽어서 절망하지 않을 수 있었다. 김지영이 내 주변에 있었다면, 꼭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했을 것이다. 주변 사람들의 지나친 무례함을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고 희생을 강요당했던 사람들이 김지영이라면, 요즘 사람들은 그것이 불편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그 속에서 자기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쓴다. 그런 고군분투와 그 과정을 통해 나온 여러가지 팁들이 담긴 책이 이다. 영업 중인 빈 택시 잡아 돈 내고 타면서 고마워하기라도 하라는 건가. 배려라고 생각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무례를 저지르는 사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항의를 해야 할지도 가늠이 되지 않았고, 괜한 말싸움을 하기도 ..